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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남해안 바닷가엔 봄 향기가 가득하다. 매섭고 사나웠던 지난 겨울 바람에 시달렸던 몸과 마음. 지금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 봄 마중을 가다 보면 사르르 풀리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겨우내 찾는 이가 적어 한적하기만 했던 남해 바닷가 마을이 봄빛에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그런 기운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 중 하나인 남해군. 보물섬이라고 불리는 이 섬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과 더불어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름답고 유서 깊은 고장이다. 남해군은 남해도와 창선도를 비롯해 유인도 3개와 무인도 65개로 이뤄져 있다. 남해도에 있는 금산은 바다와 섬으로 이뤄진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유일한 산악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곳곳에 전설…신비감 더해

남해군 이동면과 삼동면에 걸쳐 있는 금산은 일찍부터 수려한 경관으로 이름나 많은 여행객들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는 남해바다와 그곳에 진주처럼 박혀있는 수많은 섬들을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기암괴석의 절경을 감상하며 남해를 한눈에 굽어보는 맛이 장쾌하다.
높이 681m인 금산은 삼남 제일의 명산으로, 온갖 전설을 담은 38경의 기암괴석이 마치 금강산을 빼닮았다 하여 \'소금강\' 혹은 \'남해금강\'이라 불린다. 주봉인 망대를 중심으로 왼편에 문장봉 대장봉 형사암, 오른편에 삼불암 천구암 등 암봉이 솟아 있다. 탑대(고제암)를 중심으로 가사굴, 쌍호문 등 명소가 많다. 금산의 절경 38경 중에서 쌍홍문, 사선대, 상사암, 암불암 등이 대표적인 명소다.
쌍홍문
쌍홍문

그 중에서도 쌍홍문의 경관은 특이하다. 하나의 넓은 석주를 사이에 두고 동일한 크기의 두개의 문이 거인의 두개골에 뚫려있는 두개의 눈처럼 뚫려 있는 석굴이기 때문. 안으로 들어가면 그 석굴이 다시 위로 뚫려 능선 위로 올라가게 되어있어, 오묘한 그 형상은 가위 압권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여인의 눈동자 같기도 한 쌍굴이다. 높이는 약 7∼8m 쯤 된다. 이 쌍홍문은 조선 중종 때 학자 주세붕이 \"금산에 홍문이 있으므로 일부러 올라왔다\"고 한 필적이 남아있을 만큼 금산 38경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경관이다.
쌍홍문에 도착하기 전에 옆으로 보면 자그마한 광장이 있고, 그 앞에는 장군암이라 불리는 봉우리가 솟아있다. 이 바위는 장군이 칼을 짚고 동쪽을 향하여 서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장군암이란 이름이 붙었고, 금산의 첫 관문인 쌍홍문을 지키는 장군이라 하여 일명 수문장이라고 한다는 설명판이 세워져 있다.

#간절한 기도 들어준다는 보리암
일월봉
일월봉

쌍홍문을 빠져나와 올라가면 보리암의 탑대 아래쪽에 동굴이 마주 보인다. 두 개의 굴은 용굴이고 용굴로 들어가는 왼쪽 편에 음성굴이 있다. 굴 속에 들어가 뒤로 돌면 다도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상주해수욕장의 쪽빛 바닷물이 싱그럽고,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다. 굴속에서 내려다보는 산과 바다의 조화도 절경이다. 금산에서 가장 웅장한 높이 80m의 상사암에는 양반집 규수를 짝사랑하던 머슴의 전설이 얽혀 있는데, 이 바위에 올라 기원하면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보리암은 금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신라 신문왕 3년(683년) 원효대사가 이 곳에 초당을 짓고 수도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 이름은 ‘보광사’였고 산 이름도 ‘보광산’이었다.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가 금산에서 기도를 하다 \"만약 기도가 이뤄지면 산 전체를 비단으로 두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을 건국하고 나서 막상 약속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원래 보광산이라고 불리던 산의 이름을 비단 금자를 써서 금산(錦山)으로 바꾸는 것으로 대신했다는 것이다. 전설만큼이나 금산은 비단으로 온 산을 두른 것처럼 아름답다. 이후 현종은 보광사를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자 보리암으로 개칭했다. 보리암은 위치와 산세 때문에 국내 어느 사찰보다 조망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북쪽으로 대장암, 형리암, 화엄봉, 일월봉, 삼불암이 절을 감싸듯 둘러싸고 있고, 앞은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어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다. 보리암 앞의 탑대에는 고려시대 탑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서 있다. 근자에 세워진 대형 관음보살 입상이 우뚝 서서 주위를 압도하고 있다.
대장암으로 가려면 보리암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만장대와 탑대를 지나가면 화엄봉이 나타나고 화엄봉을 지나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산록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단군 성전이, 능선을 따라가면 정상이 나온다. 바위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대장암이 보이고, 그 뒤로 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망대는 최남단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금산을 오르는 길은 두 가지. 쉬운 길은 복고저수지 매표소를 지나 보리암 셔틀버스를 타고 산중턱까지 오른 뒤 정상으로 진행하면 된다. 이 코스는 약 30분만 걸으면 정상에 도착한다. 또 다른 코스는 상주해수욕장으로 가는 19번 국도변에 있는 상주매표소에서 오르는 길이다. 이 길로 정상에 오르려면 약 1시간 30분∼2시간 정도를 걸어야 한다.

#금산 38경
좌선대
좌선대

*1경 망대 : 정상. 다도해가 바라보이며 고려시대 때부터 있었다는 한반도 최남단 봉수대가있다.
*2경 문장암 : 망대 남쪽 사면에 있다. 주세붕의 글씨가 남아있다.
*3경 대장암 : 망대가 있는 금산 정상이다.
*4경 형리암 : 대장암 앞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형리(刑吏)를 연상시킨다.
*5경 탑대 : 보리암 아래쪽 암벽 위의 널따란 테라스. 삼층석탑이 있고 조망이 좋다. 대형관음보살 입상이 세워져 있다.
*6경 천구암 : 비둘기 모양의 바위. 탑대 북쪽에 있다.
*7경 태조기단 : 조선 태조 이성계가 100일기도를 드렸다는 곳. 삼불암 아래에 있다.
*8경 가사굴 : 탑대 동쪽 아래에 있다.
*9경 삼불암 : 태조기단 뒤쪽 바위. 불상을 닮았다. 바위 하나는 누워있고 두 개는 서 있다.
*10경 천계암 : 태조기단 뒤 닭 모양의 바위.
*11경 천마암 : 망대 동쪽에 위치.
*12경 만장대 : 탑대를 형성하는 암벽. 테라스의 서남쪽 단애를 말한다. 이름대로 매우 높은 낭떠러지다.
*13경 음성굴 : 탑대 서쪽 단애 아래에 위치. 높이 2m, 길이 5m의 작은 굴이나 돌로 두드리면 장구소리가 난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14경 용굴 : 음성굴 옆에 위치. 용이 거처한 굴이란다. 길이 50m정도 된다.
*15경 쌍홍문 : 금산 38경의 으뜸가는 경관. 금산 정상과 보리암 사이에 있는 통천문 같은 석문이다.
*16경 사선대 : 푸른 남해바다를 바라보는 듯 서 있는 신선 모습의 4개의 바위.
*17경 백명굴 : 임진왜란 때 섬사람 100명이 피난했다는 굴.
*18경 천구봉 : 일월봉 아래에 위치. 개 모양의 바위.
*19경 제석봉 : 불법을 수호하는 제석천불을 연상시킨다.
*20경 좌선대 : 제석봉 왼쪽에 위치. 신라의 고승 원효, 의상, 윤필이 좌선하던 자리라는 전설이 있다.
*21경 삼사기단 : 위 고승들이 기단을 쌓고 기도를 올린 곳이라 전한다.
*22경 저두암 : 돼지머리를 연상시키는 바위.
*23경 촛대봉 : 삼사기단의 촛대로 통하며 향로봉 옆에 있다.
*24경 향로봉 : 삼사기단 아래에 위치.
*25경 사자암 : 상사암 근처 길가에 있는 사자 모양의 바위.
*26경 팔선대 : 상사암 앞에 있다. 8명의 신선상이란 뜻.
*27경 상사암 : 금산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암봉. 평평한 바위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금산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상사병에 걸린 남자 하인의 소원을 주인 과수댁이 풀어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28경 구정암 : 상사암 옆에 위치. 9개의 홈이 있다. 상사풀이 때 썼다는 물이 담겨있었다는 홈이다.
*29경 감로수 : 상사암 남쪽에 있는 샘물. 조선 숙종이 마시고 병을 고쳤다고 함.
*30경 농주암 : 용과 호랑이가 구슬놀이를 하는 듯한 형상의 바위. 대장암 옆에 있다.
*31경 화엄봉 : 보리암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가에 위치. 화엄이란 글자 모양의 바위.
*32경 일월봉 : 화엄봉 왼쪽에 있음. 위치에 따라 날 日자와 달 月자로 보인다.
*33경 요암 : 흔들바위. 일월봉 왼쪽에 위치.
*34경 부소암 : 진시황의 아들 부소가 유배되었다는 전설의 바위.
*35경 상주리 석각 : 양아리 두모에서 부소암으로 오르는 골짜기 옆 큰 바위에 새겨진 고문자. 진시황의 신하 서불이 선남선녀 500명을 거느리고 와서 남긴 흔적이라고 한다. 글자의 의미는 아직 모른다.
*36경 세존도 : 금산남쪽 바다에 떠있는 바위섬.
*37경 노인성 : 춘분과 추분 전후 3일, 7일 동안 남해에서 가장 잘 보이는 별. 남극성이라고도 한다. 이 별을 보면 장수한다는 얘기가 있어 때에 맞춰 금산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38경 금산일출 : 보리암 앞의 탑대나 정상에 있는 망대 또는 상사바위, 쌍홍문 앞에서 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방수진 차장 gnp@goodnews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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