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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 안병원 헤어샵, 자연모 가발, 장수 헬스·사우나 안병원 대표 | “이발 기술은 ‘예술’, 사양산업이지만 끝까지…”
축척된 기술+창의적 디자인으로 가발 제작
끊임없는 교육으로 이용인의 가치 높여
‘봉사’ 통한 나눔 실천에도 적극 나설 계획 | | | | 입력시간 : 2017. 12.11. 14:50 |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런 경험이 거의 없겠지만 70~80년대에는 어른이고 아이고 남자들은 대다수가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았다. 이제는 남자들도 미용실을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지만 가끔 눈에 띄는 이발소가 남아있어 길을 걷다가도 다시한번 돌아보게 된다.
이제 사양길에 접어든 이발소인데, 여전히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발소가 있다. 금남전자랜드 5층에 자리하고 있는 ‘안병원 헤어샵’이다. 단골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할 위치다. 하지만 이미 오랫동안 이곳에서 남성들의 머리 손질을 하고 있고 ‘장수 사우나’와 ‘헬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안병원 대표이기에 자연스럽게 많은 남성들이 찾을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사우나 가운을 입고 들어오는 손님들과 아주 오래 전부터 안 대표에게 커트를 맡겨야만 마음이 편하다는 어르신까지 넓지 않은 이발소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이발소’라는 간판 대신 시대의 흐름에 맞워 ‘안병원 헤어샵’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그 정서만큼은 그대로 남아있다. 현대화 되어버린 미용업계에서는 보기 힘든 이발소 의자며 커트가위, 염색약 등과 바닥에 머리카락이 폴폴 날리는 이발소의 내부가 이색적이기까지 하다. 여기에 ‘가발’을 제작하는 것을 보여주 듯 많은 가발 마네킹들도 눈길을 끈다.
안 대표는 1973년도에 이발 면허를 취득한 후 40여년이 넘는 동안 이용업을 했으니 달인(達人) 중의 달인이라 하겠다. 그 긴 세월을 한 가지 일만 하면서 다른 곳으로 눈길을 줄 법도 하지만 이 길을 선택한 후 단 한번도 다른 일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안 대표. 이 길을 선택한 것에 데에 후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옛날 유럽에서는 이발사가 외과의사도 같이 겸했다고 한다. 전 세계 공통으로 이발소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색원통에서 파란색은 정맥, 빨간색은 동맥, 그리고 흰색은 붕대를 나타내는 것이었다고. 당시 삼색원통이 돌아가는 이발소를 찾아가 수술도 받고 치료도 받았다. 그래서 의사와 이발사는 같은 흰 가운을 입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안 대표는 이 분야에 기술과 재능이 뛰어나 1980년 4월에 열린 전라남도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때문에 많은 단골들이 그를 찾았고,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실력으로 안 대표는 1998년 세계헤어월드대회에서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오랫동안 이용업을 하면서 안타까운 손님들을 만날 때가 있다. 바로 탈모가 심한 손님들인데, 이 때문에 2015년부터 맞춤 가발을 시작했다.
머리카락이 빠져 고민하는 이들에게 가발은 최후의 선택이자 마지막 희망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발은 자신의 머리카락처럼 자연스러우면서 원하는대로 스타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안 대표가 가발 제작에 관심을 가진 것은 바로 자신이 탈모인이기 때문이다. 처음 가발을 착용했을 때 느낀 어색하고 불편함이 오랫동안 이발을 해 온 사람으로써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두상에 맞는 가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직접 디자인을 해 공장에 보내면 제작을 해 안 대표의 손에 들어온다. 그러면 다시 컷트를 해 고객의 머리에 착용하게 되니 자연스러울 수 밖에. 안 대표는 “가발은 무엇보다 본인의 얼굴형과 두상에 맞는 자연스러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손님이 가발을 착용하고 만족해하며 ‘고맙다’는 인사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안 대표는 꼼꼼하고 면밀하게 상담을 하고 고객의 두상, 피부 색, 자신의 모발 상태 등 고객의 머리와 머리카락에 관한 모든 것을 분석한 후 디자인한다.
가발은 어디에서든 기본적인 커트와 연출은 가능하다. 하지만 상담자의 마음을 읽고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탈모상태와 스타일을 고려해 제작을 해야 한다. 모장 길이와 두상 등을 염두 해 두고 직접 본을 뜨고 맞춤가발을 해야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
안 대표는 이용협회 동구회장을 역임했으며 기능올림픽 대회 심사장을 지냈는가 하면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 법무부 갱생보호 위원 등의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이런 활동들로 인해 복지부장관·법무부장관·광주광역시장 표창장을 수상했는가 하면 동부경찰서장 감사장, 소년원장 감사패 등을 받는 것으로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재는 혼자서 헤어샵을 운영하고 있어 사회활동을 잠시 중단했으나 전에 동구회장을 맡고 있을 당시 경로당 등을 다니며 했던 무료이용봉사 등 시간을 내서라도 봉사활동을 다시 전개하고 싶다는 안 대표이다.
방수진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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