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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이슈> 미국 | 테러의 심장을 도려내다
군사작전으로 빈 라덴 제거 | | | | 입력시간 : 2011. 06.02. 13:30 |
 | | 5월 8일 파키스탄의 물탄. 빈 라덴 사살에 흥분한 사회단체 '무타이다 셰리 마하즈'(통일시민동맹)의 회원들이 성조기를 불태우며 반미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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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미국이 '테러의 심장'으로 지목, 지난 10년 동안 추적해온 오사마 빈 라덴이 결국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제거됐다.
미국 정부와 9.11테러 희생자 유족 등 미국민들은 앓던 이가 빠진 셈이 됐고, 알카에다 세력이 건재하는 아랍권 등에서는 즉각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 | 2001년 10월 7일 빈 라덴(왼쪽)과 그의 최고 참모인 이집트 출신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방송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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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확인
9·11테러를 주도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했다고 5월 1일(이하 현지 날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TV 생중계를 통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에서 미군이 펼친 군사작전에 의해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정보당국이 입수한 '빈 라덴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 있다'는 정보에 따라 그를 추적해왔다"며 "이번 작전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 발표에 앞서 파키스탄 정보당국 관계자는 빈 라덴이 파키스탄 북쪽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자신의 저택에서 미군의 헬리콥터 공격에 의해 사살됐다고 말했다.
미 고위 당국자도 미군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인근 빈 라덴의 저택을 급습했고 빈 라덴의 시신을 회수했다고 했다.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1일 일부 상원의원들에게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제임스 인호페 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빈 라덴의 시신 사진을 보길 원하지만 난 이미 봤다"며 "확실히 빈 라덴은 죽었다. 그가 틀림없다. 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인호페 의원은 "모두 15장의 사진을 봤다"며 "이 중 9장은 지난 2일 빈 라덴 사살 직후 찍은 것, 3장은 수장 전에, 나머지는 다른 것에 비해 빈 라덴을 알아보기 쉬운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사건 직후 찍힌 사진은 매우 섬뜩하다"며 "일부 사진에서 빈 라덴의 안공은 돌출돼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5월 4일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시신 사진을 공개할 경우, 폭력을 선동하고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 5월 2일, 빈 라덴이 최후를 맞은 아보타바드의 저택 지붕에 파키스탄 군인이 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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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긴급 성명 발표에 백악관 앞에는 수많은 미국민들이 모여 9·11테러 공격 10년 만에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고 환호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서면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의 죽음은 기념비적인 성취라고 환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오늘 미국은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든 정의는 결국 실현된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지난 10년 가까이 빈 라덴을 추적해왔다.
#최후 재구성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5일 빈 라덴 제거 작전 당시 사망자 5명 가운데 1명만이 무장했고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이 사격자는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공격 시작 수분 내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급습 당시 혼란스럽고 총격전이 오랫동안 이어지며 강한 저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상당히 다른 언급으로, 이 관리는 이 같은 차이를 인정했다. 이 관리는 "군사작전은 빈 라덴 저택을 정밀하게 층별로 침투, 빈 라덴과 그의 조직원들을 추적하는 것이었다"며 "이곳에서 마주친 다른 모든 사람들은 무기를 휴대하지 않았고 이들은 신속히 제거됐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네이비실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을 때 게스트하우스에 있던 빈 라덴의 급사로부터 총격을 받았고 네이비실도 대응사격을 해 이 급사와 그와 함께 있던 한 여자가 숨졌다"고 말했다. 이후 네이비실은 총격을 전혀 받지 않은 가운데 1층에서 한 남자를 사살했고 계단에서 빈 라덴의 아들을 사살한 뒤 빈 라덴의 방에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저택에 무장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상당한 저항을 예상했으며 상당한 저항을 받았다"고 말했었다. 또 국방부 한 관리는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군사작전 대부분 시간 동안 총격전이 있었다"고 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빈 라덴이 총격전에 가담했다"고 했으나 미 정부는 나중에 "그는 무장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 | 5월 1일 백악관이 배포한 사진. 백악관 상황실에서 클린턴 국무장관, 오바마 대통령, 바이든 부통령이 국가안보팀 멤버들과 빈 라덴 제거작전을 실시간 영상으로 받아보고 있다. 오바마와 클린턴의 긴장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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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그리고 작전개시
미 정보기관은 빈 라덴의 밀사를 쫓다 지난 2010년 8월 이 장소(빈 라덴의 저택)를 발견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 라덴의 밀사를 수년 간 추적해왔으며 한 알카에다 관계자를 심문한 결과, 이 밀사가 빈 라덴으로부터 특별한 신임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의 근처에서 머물고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빈 라덴이 숨어 있는 장소는 험준한 산악 지역의 동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있는 요새화된 호화 맨션이었다. 이 맨션은 인근의 다른 집들보다 8배나 넓고 담장 높이는 5.5m, 담 두께도 20㎝가 넘는 데다 창문도 높고 출입구도 제한됐으며 2명의 보안요원이 지키고 있어 미 정보당국은 이곳을 은신 목적으로 지은 집이라고 판단해왔다. 더군다나 이 맨션으로 연결된 전화선이나 인터넷라인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쓰레기를 밖으로 내놓지 않고 정원에서 태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CIA는 이 장소가 누군가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장소라는 것을 확신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빈 라덴이 이곳에 숨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확실함에 확실함을 거듭하고자 백악관 안보팀과 5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보통 테러단체에 대한 안건은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국가와 정보를 주고받으며 진행하게 되는데, 이번 일은 다른 국가에 알리지 않을 정도로 신중을 기한 작전이었다. 4월 29일 오바마는 빈 라덴을 사살하는 작전을 승인했고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제6부대와 CIA의 공조 아래 빈 라덴 소탕작전을 감행했다.
이번 작전으로 빈 라덴은 머리에 총을 맞아 사망하고, 2명의 빈 라덴의 밀사, 그의 아들과 한 여인도 사망했다. 미군의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에다의 반응
알카에다는 5월 6일 빈 라덴의 사망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 | 알카에다 임시 지도자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사이프 알 아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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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는 이날 이슬람 무장세력 웹사이트에 올린 3일자 성명을 통해 미국과 파키스탄 등 동맹국에 보복공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카에다는 "곧 미국인들의 행복은 슬픔으로 바뀔 것"이라며 "그들의 피는 눈물과 섞일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는 보복 공격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알카에다는 성명에서 빈 라덴을 순교자로 불렀다. 알카에다는 빈 라덴을 '셰이크'(sheikh·지도자)로 호칭하고 "셰이크 오사마(빈 라덴)는 자신이 죽으면 함께 죽는 조직을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부호 아들인 빈 라덴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울 때 알카에다를 세웠다. 알카에다는 성명에서 무장투쟁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셰이크 오사마의 피는 헛되이 버려지지 않고 우리와 모든 무슬림들에게 더 귀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피는 신의 뜻에 따라 미국인들과 그 협력자들을 그들 나라 안팎에서 추격하는 하나의 저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는 또 셰이크 오사마가 죽은 파키스탄의 무슬림들에게 "배신자 및 도둑 파벌들에 의해 옮겨진 수치를 정화하고, 부패를 확산시킨 미국인들의 더러움으로부터 파키스탄을 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기장의 '증언'
빈 라덴이 숨어 지내는 동안에도 미국을 공격할 새로운 방법을 찾도록 지지자들에게 끊임없이 지시를 내려왔지만 그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는 많이 약화되고 분열됐었다고 미 관리들이 11일(현지 날짜), 빈 라덴을 사살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그의 일기장과 다른 문서들 내용을 바탕으로 전했다.
손으로 직접 쓴 일기장에서 빈 라덴은 미국의 소형 도시들과 열차, 여객기들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 무엇보다도 한번의 공격으로 가능한 한 많은 미국인들을 죽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빈 라덴은 적었다.
오랜 시간 숨어 지내고 알카에다 조직이 약화됐음에도 불구, 빈 라덴은 결코 알카에다에 대한 통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미 관리들은 말했다. 2명의 미 관리는 빈 라덴의 일기와 이번에 입수된 빈 라덴의 컴퓨터 파일 등은 지난해 유럽 여행객들과 대사관들에 대한 공격 계획을 포함해 최근의 모든 알카에다의 위협에 빈 라덴이 직접 개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빈 라덴의 자료에 대한 분석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빈 라덴이 오랜 은신 생활로 알카에다의 상징적 존재로 전락했다는 그동안의 미국의 주장과는 상충되는 것이다.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빈 라덴이 상징적 존재로 머물지 않고 2009년 12월 25일 성탄절 테러 계획이나 시카고와 필라델피아를 향한 디트로이트발 화물기 테러 계획에 직접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빈 라덴은 공격 목표를 뉴욕에 국한시키지 말고 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지역과 소도시들로까지 확산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는 또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을 죽여야 아랍 세계로부터 미국을 쫓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계산에서, 소규모 공격으로는 효과가 없으며 9·11테러 공격 때와 같은 최소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내는 테러 공격만이 미국의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적고 있다. 빈 라덴은 이와 함께 워싱턴에 정치적 반대론자들을 양성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고 관리들은 덧붙였다.
#후계자
이집트 출신의 사이프 알 아델이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알카에다를 이끌 임시 지도자로 임명됐다고 5월 17일(현지 날짜)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알 카에다에서 고위급 인사로 20년 이상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진 노먼 베노트먼에 따르면, 알 아델은 이집트 특수부대 장교 출신으로 알카에다 군사총책을 맡아왔다.
하지만 사우디와 예멘 출신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들의 반발로 알 아델이 언제까지 지도자 역할을 맡게 될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빈 라덴의 추종자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빈 라덴이 이슬람 성지가 있는 사우디 출신임을 들어 후계자도 예멘, 바레인 등이 속한 아라비아 반도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
알카에다 차기 지도자로는 오랫동안 2인자 자리를 지켜왔던 이집트 출신의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유력하게 지목돼왔다. 또 아부 야햐 알 리비와 안와르 알 올라키, 사드 빈 라덴, 나세르 알 와하이시 등도 빈 라덴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양광석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양광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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