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위키리크스 '폭로爆彈' 투하 | 세계를 발칵 뒤집은 어샌지
그 남자, 이것이 궁금하다! | | | | 입력시간 : 2011. 01.04. 17:42 |
 | | 12월 16일(이하 현지 날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영국 런던의 고등법원 밖에서 증빙서류를 들어 보이며 기자들에게 석방 소감을 밝히고 있는 어샌지. |
|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 외교전문 25만 건을 폭로한, 이 사이트 설립자 줄리안 어샌지(39)는 누가 뭐래도 최근 지구촌에서 단연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그는 세계 주요 나라에 '폭로폭탄(爆彈)'을 투하해 이들 나라 정부엔 비수를 들이댄 반면 비밀 정보에서 소외됐던 일반 시민들에겐 갈증 해소와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 또 스웨덴 여성 2명을 성폭행 한 혐의로 영국에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면모도 보여 그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기도 하다.
호주 출신의 이 남자는 현재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넌 누구냐?'라는 질문을 꽉 채워넣고 있는 것이다.
"난 바람둥이…10대 아시아 소녀 스토커"
영국 데일리메일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샌지가 수년 전 인터넷 상에 올린 자신의 프로필을 공개했다.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12월 13일(현지 날짜) 어샌지가 몇 년 전 온라인 데이팅 웹사이트 '오케이큐피드'에 여자친구를 찾는다며 자신의 프로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 | 12월 14일 런던에서 피켓을 들고 앉아 1인시위를 하고 있는 한 어샌지 지지자. |
|
어샌지는 이 프로필에 자신을 해리 헤리슨이라는 과학소설 작가의 이름을 써 나쁜 정보원이고 성적인 이단아, 부끄러움 없는 바람둥이로 소개했다. 인터넷 상에서 그는 36세에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거주하는 섹시한 미혼남으로, 아시아계 10대 소녀 스토커라고 설명했다. 그가 찾는 이상형은 활달하고 놀기를 좋아하며 높은 지적 수준을 갖춰야 하지만, 반드시 형식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된다. 또 고도의 정신력과 대범함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와 사람에 대해 전략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완벽한 여성이어야 한다. 반면, 서구 문명의 혜택을 받은 여성은 가치와 생각이 없다고 폄하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는 국제 저널리즘과 책, 문서, 암호작성법, 정보국, 인권, 정치운동가, 화이트칼라 범죄, 인터넷이라고 조금 난해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성들에게는 '잠재력을 지닌 사람으로 위험, 주의…? 평범하고 현실적인 사람을 원하니? 나는 당신들이 찾는 그런 로봇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자신이 없다면 나를 선택하지 말라. 나는 너무 바쁘다. 만일 용기가 있다면 나를 선택해도 좋다'고 밝혔다.
이 프로필에 마지막 접속이 이뤄진 것은 2006년 12월 31일이었다.
스웨덴 여인 2명을 강간한 혐의로 피소
스웨덴의 한 여인은 언론 자유의 투사라고 생각했던 남자의 저녁식사 초대에 기꺼이 응했다. 또 다른 여인은 이 남자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빌려주었다. 이러한 만남들은 섹스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의 중심인물인 남자가 줄리안 어샌지였다.
그는 그 대가로 강간 혐의를 받아 영국에서 구금됐다 보석으로 풀려나는 곤욕을 치렀다. | | 12월 7일 런던에서 입에 재갈을 물린 채 어샌지 석방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는 한 여성. |
|
매우 엄정하게 편집된 스웨덴 경찰의 보고서와 지난해 12월 6일 영국 법원에 제출된 상세한 사건 경위서는, 어샌지가 한 여인과 유희를 나누다 그녀가 잠든 사이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채 '보호되지 않는 섹스(unprotected sex)'(성병이나 에이즈의 감염을 막기 위해 콘돔 등을 사용하지 않는 위험한 섹스)를 함으로써 경계선을 넘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문제의 한 여인은 경찰 진술에서 자신이 자유 언론의 영웅으로 보았던 키가 크고 강단 있게 생긴 이 남자와의 만남에 들떠있었다며 그를 "흥미롭고 용감하며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7세의 이 여인은 어샌지의 TV 인터뷰를 시청한 후 2주 동안 그에 관한 뉴스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보았다. 그리고 어느 날 밤 그녀는 그의 이름을 구글로 검색해 그가 2010년 8월 14일 스웨덴에서 강연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연이 끝난 후 그녀와 어샌지는 영화관에 갔고, 키스를 했다. 이틀 후 그녀는 어샌지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녀의 영국 변호사에 따르면, 그녀는 당시 어샌지가 자신을 꼼짝못하게 하고는 콘돔 사용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31세 여인의 얘기도 비슷하다. 8월 14일 강연을 마친 날 밤, 둘은 외식을 하고 그녀의 집으로 돌아와 티를 마신 후 섹스를 했다. 그녀의 변호사도 12월 6일 런던의 한 법원에서 어샌지는 그녀가 잠든 사이에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섹스를 했다고 비난했다.
첫 번째 여자는 어샌지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8월 20일 어샌지가 있는 아파트를 찾아냈다. 두 여인은 대화를 시작했다. 두 여인은 어샌지에 관해 얘기를 나눈 뒤 함께 경찰에 가서 강간 혐의로 어샌지를 고발했다.
어샌지는 이 두 사건의 고소 내용을 부인하면서 자신에 대한 추가조사를 위한 스웨덴 인도에 저항하고 있다.
"더 좋은 세상 위해"…다음 타깃은 거대 은행
위키리크스가 보유한 전체 25만여 건의 문서 중 극히 일부만 공개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이는 관련국 정부에 그만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위키리크스는 2010년 11월 29일부터 매일 수십 건에서 수백 건의 문서를 공개 중이다. | | 12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어샌지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지지자들. |
|
이에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각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비밀문서 공개는 불법이며 많은 생명을 위험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라며 위키리크스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미 국방부는 어샌지에 대해 간첩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 의회는 민감한 사항의 외부 유출을 막는 법안을 입법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외부의 압력에도 위키리크스는 언론 자유와 알 권리를 강조하며 문서 공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어샌지는 2010년 12월 4일 가디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는 세계를 보다 올바르게 만든다. 역사는 승리할 것이고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다"고 역설했다.
미국 정부의 정보 은폐 시도에 맞서고 있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지지세도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외교전문을 공개하며 "이 문건들은 다른 어떤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다"며 "막대한 인적, 물적 희생을 요구하는 정부의 결정들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르몽드와 독일 슈피겔 등 유럽 언론들도 문건 공개는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어샌지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정당한 비밀이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미국 정부는 당국에 의한 심각한 인권침해와 여러 범죄들의 증거들까지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샌지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 자신이 반체제 인사나 무책임한 폭로자가 아니며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신념에 따라 위키리크스의 향후 폭로 대상은 정부 권력에서 시장 권력 쪽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어샌지는 "미국의 거대 은행에 관한 수만 건의 자료들을 2011년 초 공개할 것"이라는 예고를 이미 해놓은 상황이다. 그는 이 자료들에 대해 "대형 은행의 운영 및 간부진들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은행 내부의 불법과 비윤리적 관행 등은 부패의 생태계로 부를만하다"고 꼬집었다.
타임지 선정 '2010 올해의 인물' 당당 1위
이런 가운데 어샌지는 타임지 독자가 뽑은 2010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2010년 12월 14일(현지 날짜) 뉴욕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어샌지는 이날 독자 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무려 15만 표 앞지른 38만2천 표를 얻어 올해의 인물 1위에 올랐다.
올해의 인물 10위권에 진입한 인물은 레이디 가가, 미국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와 스티븐 콜베어, '폭스 뉴스' 진행자이자 대표 보수 논객인 글렌 벡,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애플 설립자 스티브 잡스, 칠레 광부 33인,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 등이다.
양광석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양광석의 다른 기사 보기
|
|
 |
|
기사 목록 
프린트 화면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