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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혼 산책> 김창락(金昌洛) | 서정적 사실세계의 완성자
평화스럽고 친밀감 주는 아름다움 추구
생태적 소박·온화에서 유니크한 스타일 창조 | | | | 입력시간 : 2010. 03.08. 17:11 |
 | | 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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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창락(金昌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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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미술은 기본적으로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이성과 완벽함, 그리고 형식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19세기 초반 일부 미술가들은 누가 더 고전에 가까이 접근하는가에 따라 우열을 가르던 평가 방법에 반발하였다. 틀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발휘하고, 극적이며 새로운 미술을 찬미한 사람들은 바로 낭만주의 미술가들이다. 낭만주의가 대두되면서 타 인종의 모습과 삶이 미술작품에 등장하게 된다. 특히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갈 때 동행한 학자들이 보고 수집한 자료들이 24권의 책으로 간행되면서 동방, 즉 오리엔트로 부르던 근동(近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오리엔탈리즘’의 붐을 일으켰다. 대부분의 화가들은 알제리, 터키, 모로코, 튀니지 등을 방문하고 쓴 여행기나 시, 소설을 읽고 이국적 공간과 삶을 상상해서 그렸지만, 들라크루아 같은 화가들은 직접 모로코를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에 유학해 미술을 전공한 김창락은 사실의 세계만을 줄곧 지켜온 화가다. 그는 회화적 표현에 일관된 신념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가 말한 것처럼 ‘비정형적인 회화 표현방식은 한국의 전통적인 사물이나 고유의 풍경을 나타내는 데에 적합하지 않음’을 알고서 지켜진 생각이다. | | 연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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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날 회화표현에 있어서 사실이라는 말만큼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도 드물 것이고, 사실적인 표현을 부정하는 것이 가장 표현적인 견해인 양 착각하는 때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관점에서의 사실적인 파악이든 간에 그러한 방향의 표현을 견지한다는 것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김창락은 그러한 파악과 표현의 방향은 오히려 추구되어야 마땅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그에게 있어서와 같이 우리나라의 풍경이나 사물을 표현 내용으로 삼는 것에 의의를 둘 때에 오히려 이것은 장려되어야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회화에 있어서 한번쯤은 엄격한 뜻에서의 진정한 사실주의가 철저하게 수행되었음직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린 1959년 작 부친(父親)상에서 보듯 조용하고 온화한 그의 그림들은 우리나라의 산수(山水)가 그렇고 자연이 그런 것처럼 평화스럽고 친밀감을 주는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런 면에서 그 나름대로의 모티브의 핵심을 찾아냈다고 할 수가 있겠다. 이러한 점은 그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추적하고 있는 우리나라 민예품이나 정물이 있는 공간을 표현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그것은 부드러운 면에서도 차분하며 정돈되어 있으면서 조화를 낳아 일종의 서정성으로 충만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모티브와의 엄격한 대결이라기보다 따뜻한 포용이 가득 차 있으며, 대상의 심각한 실체 추구보다 그것의 안정된 현존재를 통해 행복감을 만끽할 수가 있다. 그의 그림에 주조를 이루는 색채에서도 이런 경향은 드러나 있다. | | 저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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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이나 청색, 녹색이나 황금색에서 밝으면서도 차분하고 정적이면서도 품위가 있는 점을 발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김창락의 회화 세계는 청년시절에 감화 받았던 야수파적인 일본작가의 영향과 그 후 1960년대 초기 파리 체재시의 유럽 리얼리즘에서의 영향으로 다져져갔지만 그가 가진 생태적인 소박하고 온화한 성향은 이들 이질적인 요인들을 서로 융합시켜서 하나의 유니크한 개인 스타일을 낳기에 이르렀다. 이런 점은 다름 아닌 사실화가로서의 그의 역량을 확인시켜준 셈이 되는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한국의 흙냄새를 잊지 않은 한국적 사실주의의 가능성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작가 약력> 1924 경북 성주 출생. 1954 동경 무장야미술대학 졸업. 1958 개인전(촌송화랑, 동경). 1959 개인전(동화화랑, 서울). 1962 제11회 국전 대통령상. 1963 제176회 프랑스 르살롱전 은상. 1963~4 파리 Academie du FFU에서 수학. 1964 제177회 프랑스 르살롱전 금상, 개인전(파리), 파리 살롱 도토전에 초대출품, 국전 초대작가. 1966~72 국전 심사위원. 1966~77 민족 기록화 제작, 한국 주제 미술 9인전, 한국미술 10인전. 1971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아주사대학 교환교수, 개인전(캘리포니아). 1972 개인전(멕시코). 1973 현대화랑 초대전, 개인전(로스앤젤레스), 수도여자사범대학 미술과장, 한국 신미술회 회장.
고운석 주필 gnp@goodnewspeople.com 고운석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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