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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리포트> 공포에 휩싸인 지구촌 경제 | 위기의 끝은 있는가 없는가
투자심리 극도 위축돼 百藥無效?
해고와 실직 쓰나미 현실화 "암울"
"미국 경제 내년 말 회복"에 기대 | | | | 입력시간 : 2008. 10.30. 13:07 |
 | | 미국의 금융 위기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릴 것이라고 예견한 지난 4월 3일자 월스트리트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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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의 모기지론 부실 등으로 촉발된 미국 발 경제 위기가 전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채 세계 경제를 계속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백악관이 지난 10월 22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인 11월 15일 G-20 정상들을 불러 회담을 갖는다고 전격 밝힌 것은 현재 세계 경제 위기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한 예다.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정상회담 개최 및 초청 사실을 공개하면서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대한 논의를 위해"라고 배경을 설명하고 "정상들은 현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이뤄진 과정들을 검토하고 그 원인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제시해 위기의 반복을 피하며, 규제 개혁의 원칙과 세계 금융부문 기관들에 대해 논의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백악관의 액션 이면에는 더 복잡한 문제가 놓여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 발 금융 위기로 인해 미국형 자본주의에 맞춰졌던 전 세계 금융질서가 이제 개편의 시점, 새로운 질서가 모색되는 순간을 맞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긴박감에도 불구하고 '특효약'이 처방되지 못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는 어두운 경제현상들만 속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어떤 강력한 처방을 한다해도, 경제활동을 하는 지구인 모두가 거의 공포에 질려있다고 표현될 정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처방약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자칫하면 경제 자체가 자가당착적 함정에 스스로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 |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열려 관심을 끌고 있는 ASEM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0월 23일 중국에 도착하고 있는 메르켈 독일 총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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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폭풍, 그리고 실직 쓰나미
올 4분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될 것이란 미 기업들의 전망과 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량 해고 소식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금융계에 가장 먼저 불어닥친 인원 감축 바람은 호텔, 자동차, IT업계 등 미국 노동시장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22∼23일 36시간 동안 인원 감축 계획을 발표한 미 기업들만 본다해도 ▲자동차기업 크라이슬러 1천825개 일자리 축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전체 직원의 10%(3천300명) 추가 해고 ▲야누스캐피탈그룹 전체 직원 9%에 해당하는 일자리 감축 ▲프린터와 복사기 제조업체 제록스 “5%에 해당하는 3천 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 ▲제약회사 머크(Merck) 전 세계 사업장에서 12% 감원 ▲생물공학 기업 맥시젠 30% 인력 축소 ▲스페인 은행 방코 파퓰라의 모회사인 파퓰라 사 미국 내 지점에서 600개 일자리 감축 등 거의 전례가 없을 정도다.
후안 소마비아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은 2009년 연말까지 약 2천만 명 이상의 실직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마비아 총장은 지난 10월 20일 성명 발표를 통해 "세계적인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 연말까지 전 세계의 실직자 수가 2천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ILO는 세계적 금융위기로 인해 2007년 1억9천만 명이었던 실직자 수가 2009년 후반기로 가면 2억1천만 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소마비아 총장은 "하루 1달러도 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 수는 4천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2달러 미만의 저임금 노동자는 1억 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한국
그동안 끊임없이 떠돌았던 외국계 투자자들의 한국 내 빌딩 매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주식에서 손을 떼더니 부동산까지 손을 털기 시작한 것이다. 유동성 위기를 해갈하기 위한 조치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이어 부동산시장에서도 빠져나갈 경우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금액이 엄청나기 때문에 일정부분 여파는 불가피하다. | | 증시가 폭락세를 보이자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직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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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10월 17일, 내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997∼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2.2%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이어 올해 GDP 증가율 예상치로 4.0%를 제시했으며 연간 GDP 대비 외채는 올해 39.2%에서 내년 36.9%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경상수지는 올해 120억 달러 적자를 나타내겠지만 내년에는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무디스는 한국 신용등급을 현행 A2 등급(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실물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산업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가 전자,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의 부진을 불러오고, 이는 다시 석유화학, 철강 등 원료산업과 해운·물류산업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물경기 침체는 특정 지역이나 사안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어둠을 밝히는 가느다란 빛줄기
미국 재무부의 데이비드 맥코믹 차관은 지난 10월 22일 "미국 경제가 향후 몇 분기 동안 도전에 직면하게 되겠지만, 내년 말부터 회복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맥코믹 재무차관은 이날 홍콩에서 열린 한 오찬에 참석해 이 같이 밝히고 "앞으로 몇 분기동안은 매우 험난한 도전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부문의 위기상황에서도 미국 경제는 탄력을 유지해왔다"며 "미국 경제는 2009년 말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맥코믹 차관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세계 각국이 적극 대처하면서 시장에 다소 긍정적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두 달간 금융기관의 부실 자산을 매입하는 등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며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해왔다.
박원규 수도권본부장 gnp@goodnewspeople.com 박원규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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