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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티베트의 눈물 | 최근 분리독립 시위 재점화
열강들 침묵…수백 명 사상 | | | | 입력시간 : 2008. 03.31. 11:19 |
 | | 돌 던지는 시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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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높은 은둔의 땅, 티베트가 피로 물들고 있다. 티베트의 분리 독립 운동이 유혈사태로 번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 58년에 이르는 중국의 지배로 티베트에 쌓이고 쌓인 갈등들이 다시 폭발한 것이다.
시위는 1959년 분리독립 시위 기념일인 지난 3월 10일부터 승려들이 중심이 돼 소규모로 시작돼 급격히 확산됐다. 14일에는 수도 라싸에서 수천 명의 티베트인들이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주장에 따르면 티베트인 사상자만 수백 명에 이른다고 한다. 라싸에서 시작된 독립시위는 티베트 주변부인 쓰촨성, 간쑤성 마취, 칭하이성 안둬 등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각지에서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티베트인들의 시위가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 | 불타는 라싸의 상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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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티베트를 철저히 폐쇄한 중국정부는 사망자는 약 20여 명에 불과할 뿐, 사태는 이미 진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는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이번 유혈시위를 배후 조종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번 티베트 사태를 외부 세계에 처음 알린 것은 일본의 요미우리신문. 이 신문은 14일, 중국 티베트자치구 수도 라싸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잇따른 방화로 상점들이 불타고 부상자도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3시)부터 라싸 중심가에서 방화가 시작됐으며 유명 사찰인 조캉(大昭寺) 앞 광장에 다수의 주민들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3월 21일 중국 깐수(甘肅)성에서 반정부 시위로 19명이 사망해 라싸에서 분리독립 시위 후 지금까지 9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티베트 시위가 발생한 이래 사망자는 16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엄격히 탄압해온 티베트에서 폭동이 일어난 것은 라싸에 계염령이 선포된 지난 1989년이래 거의 20년만이다.
티베트가 중국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은 58년 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듬해인 1950년 10월 서둘러 티베트에 진주한 데는 군사적 이유가 컸다. 티베트는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 강국들과 교차하는 지역에 있다. | | 쓰촨성 캉딩시내를 행진하고 있는 진압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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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 이 지역을 지배하면 큰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중국이 본토와 티베트 수도 라싸까지 철도를 연결한 것도 이웃 국가와 갈등이 일어날 때 군사를 신속히 이동시키기 위해서였다는 설도 있다. 중국이 겪고 있는 물 부족도 이유다. 여러 강의 발원지인 티베트는 현재 중국의 중요한 수자원 공급지다.
58년간 중국의 지배를 받으며 티베트에는 온갖 문제와 갈등이 켜켜이 쌓였다. 중국은 1956년부터 사회개조를 외치며 티베트 전통의 불교사원 교육을 타파하고 9개 계급의 사회질서도 붕괴시켰다. 이에 티베트인들은 대규모 무장독립운동을 시작했고, 1959년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해야 했다. 중국의 티베트 정책은 강경으로 급선회했다. 문화대혁명기에는 사원 파괴와 승려 감축 등 혹독한 탄압을 벌여 티베트에는 피바람이 몰아쳤다.
최근 시위의 근저에는 티베트의 다수를 구성하는 티베트인들과 최근 개발 붐을 타고 급속히 유입된 한족 간 갈등도 크게 작용했다. 티베트인들은 한족이 티베트에서 개발이익을 독점하면서 현지 문화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이번 티베트 사태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잘못 처리할 경우 자칫 비슷한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수 있기 때문. 무슬림이 지배하는 신장 지역 외에도 네이멍구(내몽골)와 대만 등이 중국과의 통합정책에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강경 진압 방식은 국제사회의 논란을 부르고 있다. 우선 티베트 소요사태를 이유로 올 8월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개막식 불참을 카드로 티베트인들의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는 중국 측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티베트 유혈 사태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진상을 둘러싼 중국과 티베트 망명정부 간 ‘진실게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수진 부장 gnp@goodnewspeople.com 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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