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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의 인물> 카스트로 |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퇴임
국민들, 민주화 개혁 개방 기대
전문가들 "급격한 변화 어려울 것" | | | | 입력시간 : 2008. 03.04. 11:14 |
피델 카스트로(81)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 2월 19일 49년간의 통치를 끝내고 퇴임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대 국민 성명을 통해 2월 24일 열리는 국가평의회에서 새로운 임기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공산당 기관지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평의회 의원으로 선출해준 존경하는 국민들에게 알린다"며 "나는 더 이상 국가평의회 의장과 군 통수권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가평의회는 그의 동생이며 후계자인 라울 카스트로(76)를 새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 카스트로는 지난 19개월 동안 거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스트로는 50년 가까이 쿠바를 통치하면서 미 중앙정보국(CIA)의 암살 기도를 겪고 냉전, 소련 붕괴 등 굵직한 역사적 순간들을 지켜봤다.
군복 차림으로 장시간 하는 연설 등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그는 미국에 맞섬으로써 제3세계 국가들에게 칭송을 받고 있는 반면 서구에선 독재자로 평가되고 있다.
카스트로는 1959년 미국의 지원을 받던 정부를 전복하고 권좌에 앉은 이후 통치를 계속해 오다 2006년 7월 장출혈로 수술을 받고 그의 동생 라울에게 일시적으로 권력을 넘겨줬다. 그 뒤 간헐적으로 수척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공개됐으며, 당 기관지에 기고문이 실리며 근황이 알려졌다.
카스트로의 퇴임 선언에 따라 차기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라울 카스트로의 민주화 개방 개혁에 쿠바인들의 열망이 더해지고 있다. 쿠바인들은 새로운 정권에서 산업 개방 및 주택 소유,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대를 열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월 20일 보도했다. 차기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은 중국의 자본주의 모델에 매료돼 있는 인물로, 형인 피델보다 실용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임시로 정권이 이양된 지난 1년 반 동안 쿠바에 개혁의 필요함을 끊임없이 시사해왔다. 쿠바의 평균 임금이 월 19달러라는 것은 기본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왔으며, 쿠바인들에게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격려해왔다. 이에 따라 쿠바인들은 라울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현 국가 통제 경제에서 자본주의 체제 쪽으로 변화가 일지 않겠느냐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 또 차세대 지도자군의 대표 인물인 총리 후보 카를로스 라헤 또한 실용주의 노선을 따르는 개혁가로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어서 쿠바의 민주화 개방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라헤는 1990년대 시작된 경제 위기에서 쿠바를 구해내기 위해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기업들이 합법적으로 미국 달러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개혁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피델 카스트로가 정권에서는 물러났지만 영향력을 거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델은 마지막 서한에서 "이것은 작별 인사가 아니다. 사상의 전장에서 군인으로서 싸우겠다"고 발언, 향후 배후에서 정권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특히 라울과 라헤 역시 쿠바의 사회주의에는 어떠한 변화도 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쿠바의 사회주의 체제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도 쿠바의 민주화 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0년 가까이 지속해온 금수조치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피델 카스트로 주요 연보>
▲2007. 12. 27=방송에서 권력에 매달리거나 젊은 지도자들의 등장을 막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 발표.
▲2006. 7. 31=장출혈 수술을 받은 후 친동생이자 공식 후계자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이양.
▲2004. 10. 20=산타 클라라에 있는 체 게바라 묘에서 연설을 마치고 내려오던 중 낙상해 왼쪽 무릎 부상.
▲2003. 3. 18=반체제 인사 탄압(민주화 운동가 75명과 기자들을 투옥해 국제적 비난 초래).
▲2002. 6. 26=국회가 통과시킨 헌법 개정안에서 사회주의가 불가피하다고 선언.
▲2001. 6. 23=선거유세에서 2시간 동안 연설하다 과로와 일사병으로 실신.
▲2000. 6. 28∼1999. 11. 25=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조난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미국 해안에서 구조된 6살 소년 엘리안 곤잘레스 사건이 일어나자 대대적인 반미운동을 벌여 엘리안을 쿠바로 귀환시킴.
▲1998. 6. 21∼25=쿠바를 처음 방문한 교황인 요한 바오로 영접.
▲1996. 2. 24=쿠바 미그(MiG)기가 플로리다 해협에서 미국 소형 비행기 2대 격추.
▲1994. 8.∼9.=미국의 경제제재조치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3만5천여 명 이상의 쿠바 난민 발생.
▲1995. 8. 5=아바나 주민 수백 명이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반(反) 카스트로 반란을 일으킴.
▲1993. 8. 14=미국 달러화 사용 금지 정책 폐지.
▲1980(여름)=쿠바인 12만5천여 명 미국 이민 허가.
▲1976=국가평의회 의장 취임.
▲1975=앙골라에 군대 파견, 좌파 정권에 대항하는 폭도를 지지하는 남아프리카와 전투.
▲1971∼80=칠레, 파나마, 니카라과 방문(좌파 정권 지지).
▲1965. 10.=신(新)쿠바공산당 창당, 제1서기 취임.
▲1962. 10.=쿠바 미사일 위기 초래(소련이 쿠바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설치하려다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해상봉쇄조치로 미사일 철수).
▲1962. 2. 7=미국의 대대적인 경제금수조치.
▲1961. 4. 16=사회주의혁명 선포.
▲1961. 1. 3=미국과 외교 단절.
▲1959. 2. 13=총리로 임명받음.
▲1959. 1. 8=쿠바 일주여행을 마치고 아바나로 돌아옴. 무장세력 '커맨더' 지도자로 농지개혁, 기업 국영화 등 정치, 경제, 사회적 변혁 착수.
▲1959. 1. 1=바티스타,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도피.
▲1956. 12. 2=혁명세력 81명과 함께 요트 '그란마'를 타고 쿠바에 상륙. 대부분 전향했지만 카스트로와 동생 라울, 아르헨티나의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는 시에라 마에스트라에서 조직을 재구성해 게릴라 전쟁을 펼침.
▲1955. 5.=재판에서 "역사는 나를 사면할 것이다"고 말하고 사면을 받아 출옥해 멕시코로 출국.
▲1953. 7. 26=쿠바 군부 독재자 풀겐시오 바티스타에 대항하는 무장세력 결성,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 체포됨.
▲1926. 8. 13=쿠바 동부 올긴 주에서 부유한 스페인 농장지주의 아들로 태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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