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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匠人> ‘금풍공예사’ 강병재-이미숙씨

빈틈없는 부부 금슬처럼
완벽한 목공예 명품 빚어
집념으로 25년 버티며 전통 사랑

김영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2006년 03월 31일(금)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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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곡성군 겸면 송강리에서 \'금풍공예사\'를 운영하는 강병재-이미숙씨 부부는 우리나라 전통 찻상, 다기함 등을 원목만을 사용하여 전통 짜맞춤기법과 쐐기기법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홈을 파서 끼워맞춰 제작, 전통공예품을 현대화하는 데 획기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씨는 1983년 창업하여 나뭇결이 아름답고 단단한 우리나라 참죽, 육송, 느티나무, 오동나무, 은행나무, 밤나무 등을 이용하여 품격 높은 차 도구와 전통 소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 분야에 어느 정도 눈도 떴고 사업으로 성공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더 정진해야지요.\" 20년을 넘게 나무와 씨름하며 지낸 강씨의 말에서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나무와 사람의 아름다운 조화\'를 창작 이념으로 전통미와 실용성을 겸한 목공예품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강씨는 “내 마음에 딱 드는 작품을 만들었을 때의 흡족함으로 살아간다”며 “그런 작품은 구매자가 나타나도 팔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공예는 회화와 디자인, 기능성까지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가장 힘든 작업 중의 하나”라며 \"그럼에도 국내에선 제품들이 예술성 등에서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씩 금풍공예사가 전국의 다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다인들과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찾아주니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다.
강씨는 \"전승 목공예란, 근자에 와서 한국 미술품 가운데 우리의 미감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전통 목공품을 바탕으로 전통적 형태와 제작 기법, 전통 재료를 사용하여 재현함으로써 우리 고유 문화의 계승 발전과 보호 육성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가구가 갖추어야 할 우수성과 장인의 덕목으로 전통적 형태, 각 재료의 적재적소 사용, 전통적 제작기법, 장인의 정직성이 강조되어야 한다\"며 \"그런데, 예를 들어 재래식 수작업, 숨은 부위 결구의 유무 등이 가장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나무의 문양과 겉치레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강씨는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정밀도와 디자인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세상이 좋아졌으니 전통을 복원하면서도 옛 것보다는 더 낫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강씨는 \"나무의 무늬에 매료됐다\"며 \"살아온 대로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지듯 오래 큰 나무들은 색도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기상천외한 무늬들이 많다\"고 했다.

한 우물을 판 지 25년. 그러나 강씨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부인과 밖에 나가면 목이 아프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좋은 재료를 고르기 위해 나무의 꼭대기까지를 올려다보고 다니다 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강씨 부부는 숲보다 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금풍공예사 앞마당에는 여기저기 나무들이 누워있다. 그렇게 오래 두고 보면 그 나무로 무엇을 만들어야 할 지 생각이 난다고 한다. 그는 나무를 그냥 두고 보는 기간이 보통 3년에서 5년이라고 했다. 나무로 무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제대로 말리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나무를 다루려면 기다리는 걸 잘 해야 해요. 생나무로는 아무 것도 못 만드는 것이니까요.” 어떤 나무라도, 베어서 3년 이상을 그늘에 말려야 하며, 그 중 가죽나무나 괴목은 못해도 7∼8년을 두고 보아야 한단다. 작품을 만들만 한 목재를 들여와 5년 정도는 그냥 마당에 놓아두고 뒹굴린다. 진을 빼내기 위해서다. 5∼6년 정도 지나면 속박이가 빠지기도 하고 문드러지기도 한다. 어차피 나무의 겉 단단한 부분만 사용하기 때문에 속은 썩는 편이 낫다고 한다. 진이 충분히 빠지면 켜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렇게 켜놓고는 다시 2∼3년을 흘려 보낸다. 나무의 진이 완전히 빠져나온 다음에야 재료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공예는 스승이 구해놓은 나무를 제자가 쓰게 된다는 말이 있다. 최고의 재료만을 추구하기에 좋은 물건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 무리를 해서라도 구한다. 그 덕에 그의 작업장에는 귀한 목재들이 가득하다. 먹감나무, 홍송 등 목재가 켜켜이 세워져 있다.

나무로 뭘 만들지 결정이 나야 톱을 댈 수 있다 한다. 사람의 손을 보탠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강씨의 생각이다. 그래서 정형화시키기 아까운 나무는 불필요한 재단으로 변형하지 않고, 최대한 형태를 살린다고 한다. 이렇게, 나무가 가진 자연스러움 자체를 드러내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이 작업장에서 기계를 쓰는 건 원목을 켜거나 썰거나 할 때뿐이다. 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홈을 파는 과정까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90% 공정은 일일이 손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내 이씨는 “아무리 작은 소반이라도 완성되기까지 열흘은 족히 걸린다. 못을 치지 않는 걸 고집하다 보니 까다로운 공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며 홈마다 일일이 쐐기를 끼우는 것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얻는 견고한 맛과 미려한 맛을 스스로 즐기며 살아간다고 했다.
지금 강씨는 본격적으로 전통 소반에 전념하고 있다. 자신이 먼저 소목장으로서 최고의 기능을 인정받아야 후배들도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아내에게도 자칫 사라지기 쉬운 전통 소목공예기법을 고수하면서도 신지식을 접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가르친다. 늘 유연성 있는 사고방식을 가지도록 주문한다. 그 결과, 어느덧 이씨는 이 분야에서 여성 신지식인이 되어 있다.
강씨의 25년 작업실은 나무냄새가 가득하다. 몇 백 년을 살다가 이제는 아름다운 작품이 될 날만을 기다리는 온갖 목재들, 그리고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는 남루한 환경에서 그는 혼신의 힘을 기울여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그를 옆에서 줄곧 지켜보고 있는 아내는 “손톱이 자랄 사이도 없이 일을 해도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게 장인”이라며 안쓰러워 한다. 처음엔 아이가 아픈데 수술비가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절박한 밥벌이였던 게 네다섯 해가 지나다 보니 그만 나무 만지는 일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 부부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산고’(産苦)에 비유하면서, 산고는 10개월이지만 이것은 수십 년을 견디며 낳은 거니 얼마나 어려운 직업이냐고 했다. 그러나 그만큼 작품에서 얻는 희열이 크고, 그래서 이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고 했다.

0.1mm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정확성에, 직각 삼각 45도 90도로 각이 서야 장의 선(線)이 산다는 강씨의 수작업은 한마디로 힘들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지만, 작품이 탄생되면 모든 노고가 눈 녹듯 녹아 없어진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는 전통 소반을 알리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꿈이 있다면 이웃 겸면 폐교를 얻어 작품을 전시하고 보존하고 기법을 전승하는 장을 만들어 후학들에게 대물림해주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어려운 길을 외롭게 가고 있지만 전국에서 이름 석자 기억하고 곡성군 겸면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다는 강씨 부부. 강씨는 이따금 수상 소식을 듣고 길을 물어오는 전화에 대고 “간판도 없어요. 겸면과 삼기면 중간에 있어요”라고 외친다고 한다. 문득 1년 내내 손톱 깎은 일이 없다는 그에게 손톱깎이 하나를 선물하고 싶은 조금은 장난스런 생각이 들었다.
*금풍공예사 제품 : 차실가구, 다용도 찻상, 다기함, 원목차탁, 잔탁, 전통소목, 찻장, 다식판, 차실인테리어 등.
*문의 전화 : 061-363-0630.
김영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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